워라밸을 지키며 공부하는 UX 디자이너 되는 법

UX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선택한 이상, 꾸준히 공부하고 능력을 개발해야 합니다. 세상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그 변화 속에서 필요한 업무능력이 바뀌기도, 확장되기도 합니다. UX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요즘 대부분의 직업이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일을 하는 이유도, 돈을 버는 이유도 모두 '본인'의 생존과 행복을 위한 것이므로 워라밸, 즉 일(Work)과 삶(Life)의 밸런스(Balance)가 무척 중요합니다. 

워라밸을 지키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시간관리와 집중력이 필수적입니다.

 

1.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계획을 세운다

주어진 업무를 주어진 시간 안에 신속 정확하게 처리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능력입니다. 시간관리를 잘하고, 문제해결능력이 뛰어나야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시간관리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은 우선순위를 잘 정해야 합니다. 

아이젠하워의 매트릭스는 많은 분들이 익숙하게 접해보셨을 겁니다. 급하고 중요한 일,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일, 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 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 총 4가지로 분할하여 업무를 구분하는 방법입니다. 알려진 이론대로 업무를 구분하여 처리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아이젠하워 매트릭스에서는 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다면 업무 리스트에서 지워버리라 합니다. 하지만 경험상 중요하지도 급하지도 않지만 어쨌든 업무이기 때문에 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업무를 약간은 다른 방식으로 구분합니다. 

  1. 급한 일 
  2. 협업이 필요한 일
  3. 장기 계획이 필요한 일
  4. 급하지 않은 일

급한 일을 당연히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합니다. 급한 일을 처리하다 보면 팀원에게 협조를 구해야 할 때도, 당장 의사소통 결과를 취합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이런 일을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도움을 받을 동료나 고객에게도 생각할 시간을 줄 수 있습니다. 협업이 필요한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되도록이면 아침에, 되도록이면 프로젝트 수행 초반에, 되도록이면 마감기일을 남겨두고 협업을 요청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함께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예측 가능하도록 업무를 분배할 수 있습니다. 

장기 계획이 필요한 일과 급하지 않은 일은 오후 늦게 처리합니다. 급하지 않고 나 말고도 다른 팀원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판단이 들면 후배에게 업무를 분장합니다. 이때 이 업무가 회사의 목표나 프로젝트의 목표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려주고 책임감을 갖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매일 아침 머리를 감거나 샤워를 할 때 지하철을 기다릴 때, 오늘의 핫이슈를 머릿속에 떠올립니다. 그러면 업무의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 별도의 시간을 쓸 필요가 없습니다. 

 

2. 메모와 일정관리 도구를 활용한다

머릿 속으로 하루의 일정을 그려본 것을 일정관리 도구에 기록합니다. 데드라인과 업무 내용을 적고 협업이나 업무분장을 했다면 담당자의 이름까지 기록해 둡니다. 신입사원일 때는 업무의 범위가 넓지 않고, 업무량 자체가 적습니다. 그래서 기억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연차가 쌓일수록 업무의 범위가 넓어지고, 복잡해지고, 연관된 사람이 많아지고, 스스로 체크해야 할 항목들이 많아집니다. 일정관리 도구를 나의 업무 체크리스트로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신입사원일 때부터 훈련을 해둔다면 나중에 업무가 폭발적으로 늘더라도 능숙하게 일정관리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일찍부터 습관을 들이기를 권장합니다.

메모를 잘 하라고 하면 상대방의 말을 그대로 기록하는 주니어 디자이너를 자주 봅니다. 하지만 주입식 교육은 더 이상 필요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고 체득해서 본인의 언어로 메모를 해야 합니다. 그래야 시간이 지난 뒤에 메모를 보고 그 당시 했던 대화나 의사결정 내용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그렇게 메모를 잘해둬야 본인의 일정관리 도구에 업무리스트를 만들 수도, 질문을 할 수도, 보고서를 작성할 수도 있습니다.

 

3. 자투리 시간을 활용한다

이 글의 제목은 '워라밸을 지키며 공부하는 UX 디자이너가 되는 법'입니다. 워라밸을 지키려면 업무 외 개인 시간도 충분히 행복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이 자투리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무척 중요합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씻을 때, 지하철을 기다릴 때 업무의 우선순위를 생각하는 것 그것이 자투리 시간 활용의 한 예입니다. 집과 회사가 멀어서 이동 시간이 긴 경우, 책을 읽으세요. 문제해결능력과 문해력을 향상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여러 분야의 책을 닥치는 대로 읽는 것입니다. 업무와 관련된 책만 읽지 마세요. 기술 서적 외에도 소설이나 인문학 책을 많이 읽어두면 내 안에 비옥한 토지를 만들 수 있습니다. 비옥한 토양이 있어야 나무도 키우고 꽃도 피고 열매도 맺게 되는 것입니다. 

점심시간도 적극 활용하세요. 점심을 먹고 일찍 자리에 와서 출근길에 보던 강의를 마저 보거나, 디자인 도구를 익히는 시간을 가지세요. 이 기간이 오랫동안 누적되면 만만치 않은 자기개발 시간이 됩니다.

 

4. 본질에 집중하세요

여러 가지의 업무를 하다보면, 시간에 쫓겨 문제의 원인을 파악도 하지 못한 채 결과물만 처리하는 일이 생깁니다. 시간이 촉박해서 겉보기에만 정상적으로 처리된 것처럼 일종의 방치를 하는 셈입니다. 하나의 쉬운 예를 들면 CSS의 어떤 속성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정확한 이해가 없이 화면을 구성해야 합니다. 시간이 없어서 인터넷에서 예제를 찾아 몇 가지 항목을 고쳐 작성합니다. 원하는 디자인을 위해 한 가지 속성을 더 추가했더니 예제가 정상적으로 표시가 안됩니다. 그래서 !important 속성을 여기저기다가 마구잡이로 집어넣습니다. 그래서 결과물은 원하는 대로 나온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음번 비슷한 문제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잘 알고 한 것이 아니기에 처음과 똑같은 시행착오를 똑같이 겪어야 합니다. 급할수록 돌아가야 합니다. 먼저 그 속성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점검하며 숙지를 해야 합니다. 그러면 다음번에는 같은 시행착오를 겪지 않을 것이고 결국 시간을 절약해 줍니다. 

가끔은 임기응변도 필요합니다. 일종의 순발력이지요. 하지만 항상 문제의 원인을 파악해서 뿌리를 뽑는 것이 '기본'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합니다.

 

5. 건강과 컨디션을 관리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고, 출근길에 공부를 하고, 업무 시간 내에 폭발적으로 집중을 하고. 이 모든 일은 건강한 상태에서만 가능합니다. 우리는 행복하려고 일을 합니다. 일 자체가 행복일 수도, 일을 해서 번 돈으로 나와 내 가족이 삶을 영위하는 것이 행복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려면 건강해야 하고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에 무리해서 공부를 할 필요도 없습니다. 어차피 우리의 삶은 불행한 사고가 없는 이상 지속됩니다. 오늘 쉬어야 내일을 열정적으로 보낼 수 있다면 휴식을 취하세요. 건강에 좋은 것을 여러 가지 하기보다 건강에 안 좋은 것을 중단하세요. 건강하면 내 삶이 윤택해지는 것이 첫 번째 장점이고, 내 가족이 편안하다는 것이 두 번째 장점입니다. 

 

6. 퇴근 후 즐거운 일을 하세요

요리, 운동, 독서, 그림, 사진, 맛집탐방, 연인과 가족과 시간 보내기 뭐든 즐거운 일을 하시길 바랍니다. 혼자든 누군가와 함께든 관계 없습니다. 우리 삶은 꾸준한 동기부여가 필요합니다. 내 삶에 영감을 주고, 동기부여를 해줄 수 있는 즐거운 일이 반드시 한 두 가지 이상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또 팍팍한 세상과 맞짱뜰 용기가 생깁니다.

 

마무리하며

이런 생활이 습관이 되면 하루하루가 무척 길게 느껴질 것입니다. 하루를 알차게 쓰고나면 자기 자신이 기특해집니다. 이런 순간들이 모이면 자존감, 자기 효능감, 자신감이 높아집니다. 선순환의 궤도에 자신을 올려놓게 됩니다. 

한동안 서점의 매대를 누워있는 사람 일러스트가 그려진 표지의 책으로 점령당했었습니다. '열심히 살지 않아도 된다'라는 주제의 책이었지요. 시간을 쪼개고 알차게 보내는 것이 본인을 혹사시킨다면 잘못된 방향이거나 방법은 아닌지 다시 한번 점검이 필요합니다.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는 아주 오래된 이론입니다. 생존의 욕구, 안전의 욕구, 애정/소속의 욕구, 인정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 이 다섯 가지가 인간에게 기본적인 욕구라는 것이지요. 우리 인간에게는 인정욕구와 자아실현의 욕구가 있습니다. 아마도 이 글을 찾아들어오신 분들이라면 이 욕구가 있기 때문에 찾아왔을 것입니다. 시간을 쪼개고, 업무에 집중하고, 공부하는 것은 결국 본인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여러 활동 중 하나입니다. 여러분 자신을 선순환의 궤도에 올려놓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일과 삶의 균형을 잘 유지하는 UX 디자이너가 되시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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