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 (Apple Watch) 10 제트블랙 구매 이유
몇 년 동안 애플워치 SE1을 사용하다가, 애플워치 10으로 기변을 했습니다. 사전 예약을 통해 9월 20일에 수령했고 현재 2주 정도 사용을 했습니다. 애플워치의 주 용도는 운동 측정, 수면 측정, 그 외에 전화받고 카톡 확인하고 알림을 보는 것입니다. SE1로도 그동안 충분히 사용성이 좋았습니다. 그러던 중 워치 OS 11 업데이트 소식을 접했고 굉장히 기대되는 기능들이 포함되어 있길래 런칭 소식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워치 OS 11 업데이트 대상에 SE1는 포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기변을 해야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컬러의 경우 선택지가 없었습니다. 저는 무광의 애플을 좋아합니다. 그중에서 스페이스 그레이가 단연코 1순위입니다. 스페이스 그레이가 없으니 제트 블랙을 선택한 셈입니다. 티타늄 버전의 컬러는 셋 다 아름답긴 하지만 시계를 하나의 소모품으로 생각하는 저에게는 30만 원이나 더 주고 선택할 이유가 전혀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최선이 없어 선택한 차선 제트 블랙은 무척 만족스럽습니다. '유광의 애플도 괜찮네'라는 생각이 바로 들었습니다.
애플워치 시리즈 10 제트 블랙 외관
제트 블랙은 애플에서 광고하는 것처럼 암흑으로 빛납니다. 유광의 제품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당연히 마음에 들 것입니다. 실제로 알루미늄 버전의 실버, 로즈골드 색상보다 훨씬 고급스럽게 빛납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유광의 악세사리를 굉장히 부담스럽게 생각합니다. 다른 악세사리도 전혀 하지 않고 캐주얼룩으로만 입는 저에게 유광 시계? 어딘가 언발란스한 느낌을 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실물을 보니 그런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일단 시계의 디스플레이는 어떤 컬러, 어떤 소재를 선택하든 반짝거립니다 이전 모델이 비해 베젤이 현저히 좁아졌고, 애플워치 특유의 곡선이 디스플레이부터 케이스까지 연결되어 굉장히 일체감이 느껴집니다. 유광이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할 만큼 하나의 덩어리로 보이는 점이 상당히 좋습니다.
애플워치 SE 40mm VS 애플워치 시리즈 10 42mm
디스플레이는 거거익선이긴 합니다만, 손목에 착용해야 하는 시계 특성상 본인의 손목과 사이즈가 잘 어우러지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항상 작은 사이즈의 시계를 착용해 왔습니다. 애플워치 44mm 시계도 저에겐 무척이나 크게 느껴졌었는데 42mm까지는 괜찮은 것 같습니다. 이전 모델보다 베젤이 많이 얇아졌고 전체 사이즈가 커졌기 때문에 화면을 봤을 때의 체감은 훨씬 크지만 착용감은 40mm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 장점입니다. 크기는 2mm 커졌고 무게는 3.6g 무거워졌는데 체감하는 크기에 비해 착용감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무게도 거의 비슷하게 느껴져서 수면 시 착용에도 불편함을 주지 않습니다. 한 가지 단점이라면 화면 크기가 커진 만큼 가죽 스트랩도 2mm 정도 늘어난 것처럼 느껴져서 스트랩에 구멍을 더 내야 한다는 점이지요.(ㅎㅎ)
스트랩 호환
처음 애플워치 새 버전에 대한 루머를 들었을 때는 스트랩의 커넥터가 변경되는 줄 알았습니다. 커넥터가 바뀌면 이전 모델에서 사용하던 스트랩 전부를 사용할 수 없으니 그것도 골치 아픈 일이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커넥터가 유지되었습니다. 애플워치 SE1 40mm에서 사용하던 스트랩 전부 호환이 됩니다. 애플 공식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스트랩 호환정보를 함께 올려두겠습니다. 40mm부터 42mm까지 호환이 되고, 42mm와 44mm끼리는 호환되지 않습니다.
제트 블랙 스크래치
제트 블랙을 구매하려고 고려 중인 분들께 가장 큰 이슈는 스크래치일 것 같습니다. 아이폰 7에서도 동일한 이름의 제트 블랙이 있었는데 바람만 불어도 기스가 난다며 이슈가 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열흘 정도 사용했을 때는 아직 단 하나의 스크래치도 생기지 않았습니다. 일상생활, 운동, 수면 시 착용했을 때 이전에 사용하던 알루미늄 스페이스 그레이에 비해서 스크래치가 잘 난다고는 판단하지 않습니다. 경험상 부딪쳤을 때는 무광, 유광, 티타늄 소재 불문하고 찍힘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시계를 온전히 광택을 유지하고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크래치가 충분히 나면 신제품에 관심이 생기든, 배터리 수명이 다 했든지 간에 교체를 고려할 것 같아 저한텐 큰 고려사항은 아니었습니다. 책상 위에 올려놓고, 테이블 위에서 잡아끌고, 떨어뜨리기도 하는 휴대폰보다는 스크래치는 적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애플워치 SE 1 / SE 2 / Series 10 비교
애플워치 SE 모델보다 시리즈 10에서 측정하는 값이 더 많습니다. 손목온도, 혈중산소 포화도, 심전도, 수온, 수심을 측정할 수 있습니다. 손목온도, 혈중산소 포화도, 심전도는 측정을 해서 활력징후를 요약해 주는 데에도 데이터가 활용됩니다. 수중 스포츠를 즐기지 않는 분들에게는 수온과 수심 측정은 무용하지만 나머지 세 가지 항목은 일상생활에서 측정되는 값입니다. 활력징후의 경우 SE1은 OS 업데이트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전혀 사용할 수 없고 SE2에서는 심박수, 호흡수, 수면시간 추이 세 가지 항목으로만 취합해 알려줍니다.
애플워치 SE는 AOD(Always On Display)를 지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차이가 가장 빠르게 와닿긴 했습니다. SE를 사용할 땐 화면이 한 번에 안 켜져서 손목을 흔드는 일이 종종 있었는데 그런 일이 사라졌습니다. 생각해 보면 시계라면 응당 상시 켜져있어야 하는데 이 것이 장점으로 느껴진다니 그동안 열악한 환경이었던 것 같습니다. 시리즈 10에서는 디스플레이의 밝기가 1000 니트에서 2000 니트로 향상되었고 와이드 앵글 OLED로 인해 비스듬하게 봤을 때 화면 밝기가 더 좋아졌다고 합니다. 그동안에는 비스듬히 했을 때 시계를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얼마나 더 향상되었는지는 판단이 불가능하네요. AOD를 사용하면 SE보다 배터리가 더 빨리 닳는 건 아닐까? 했는데 회사 다니고, 퇴근 후 운동하고 일상적으로 사용했을 때는 배터리로 인한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SE, SE2, Series 10에 대한 비교표 바로가기
https://www.apple.com/kr/watch/compare/?modelList=watch-se-gen1,watch-se-gen2,watch-series-10
고속 충전이 장점
워치 10은 고속 충전을 지원합니다. 30분 만에 80% 충전이 가능하다고 광고를 많이 했었는데 실제로 그렇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씻을 때 충전기에 붙여놓으면 완충 상태로 외출, 수면이 가능합니다. 이 기능 때문에 기존에 사용하던 3 in 1 충전기는 사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3 in 1 충전기는 폰, 에어팟, 워치 세 가지를 한 번에 충전이 가능합니다. 제가 사용하고 있는 충전기는 최대 25W까지 충전이 가능하지만 워치에는 5와트밖에 할당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결국 휴대폰과 워치 충전기를 이원화하게 되었습니다. 워치 구매 시 동봉되어 있는 케이블을 이용하려면 어댑터도 고속 충전 지원이 되는 것을 사용해야 합니다. 여분의 어댑터가 없다면 추가로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더 안 얇아져도 되니 배터리 용량을 키워줬으면 하는 생각은 여전히 듭니다.
새 워치 페이스
새 워치 페이스 중 '잔상'이라는 이름을 가진 페이스 입니다. 처음으로 워치페이스가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계를 좌우로 움직이면 실제 금속이 반짝이듯한 효과가 나타납니다. 아래 사진 중 왼쪽처럼 컴플리케이션 설정이 가능한 버전과 우측 사진처럼 전면을 아날로그 시계처럼 보여주는 버전 두 가지가 있습니다. 가죽 스트랩을 사용할 때는 컴플리케이션이 없는 화면이 더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애플워치 공식 웹사이트 주소
https://www.apple.com/kr/apple-watch-series-10/
애플 생태계의 일체감, 곧 사용자 경험
애플의 제품도 분명히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중국산 워치보다 못한 배터리 사용시간이라든지, 브라우저를 제외한 앱에서 전체 캡처를 하지 못하는 아이폰이라든지, 가민 워치에 비해 아주 미흡한 운동 데이터 분석 보고 기능이라든지, 워치 화면에 표시할 수 있는 항목(컴플리케이션)이 더 많을 순 없었는지. 하지만 여러 기기를 사용했을 때 주는 일체감이 굉장히 만족스럽습니다. '애플이 뭐가 그렇게 좋아?'라는 질문을 종종 받습니다. 그때마다 제가 하는 대답은 똑같습니다.
'다른 기기는 하나를 더 사면 두 개의 기기를 소유한 느낌이라면 애플은 원래 가지고 있던 하나가 확장되는 기분이야. 그냥 내 팔이 더 길어져서 여기까지 닿던 것이 저기까지 닿는 것 같아'
너무나 추상적인 표현이지만 이 말을 대체할 말을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기능적으로 따지면 다른 기기와 특별한 차별점이 없습니다. 다만 미묘하게 세심하게 UX의 완성도가 높다고 느낍니다. 물론 개인적인 취향과 판단의 영역이긴 하지만요.
이것으로 애플워치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구매를 고려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셨길 바랍니다.
한달 사용 후기 (스크래치 방면)
제가 물건을 깨끗하게 사용하는 편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스크래치가 무서워 예민하게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모든 물건에 사용하면서 찍힘이나 긁힘이 발생하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라이프 스타일을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 실내에서 근무함 (근무 중 항시 착용)
- 실내에서 운동 주 4~5회 (항시 착용)
- 수면 시 착용
- 씻을 때 착용하지 않음
아직까지는 제트 블랙 케이스에 스크래치가 단 하나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액정 가운데에 쓸림 자국이 살짝 남았네요. 아마도 제가 테이블 위에 비볐나봅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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